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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C 전력반도체(킬러결함, 산업구조, 투자포인트)

by duya012 2026. 7. 10.

SIC 전력반도체 관련 이미지
SIC 전력반도체

 

전기차 충전 시간이 왜 이렇게 길지? 라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러다 SiC 전력반도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이게 단순히 배터리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파고들수록, 이 작은 칩 하나를 둘러싼 30년짜리 미제 사건과 그걸 풀어낸 한국 연구자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2030년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지금, 어떤 눈으로 이 산업을 봐야 할지 제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30년간 풀리지 않던 킬러결함, 한국이 처음 열었다

SiC 즉, 탄화규소(Silicon Carbide)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10배 높은 전압을 견디고, 전기 손실은 절반 이하로 줄여주는 소재입니다. 여기서 탄화규소란 탄소와 규소 원자가 결합한 화합물로, 2,400도 이상의 초고온 환경에서 결정을 키워 만드는 매우 까다로운 소재입니다. 테슬라가 모델 3에 SiC 칩을 처음 탑재했을 때 인버터 무게가 11kg에서 4.8kg으로 줄었고 주행거리는 5~10% 늘었습니다. 이 결과를 보고 BMW, 르노가 줄줄이 SiC로 갈아탔습니다.

그런데 이 시장에는 아무도 입에 올리기 싫어하던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SiC 웨이퍼 안에 생기는 '킬러결함'입니다. 길이 약 1mm, 머리카락 굵기의 10배쯤 되는 막대 모양 흠집인데, 이게 들어간 칩은 전류를 흘리는 순간 타버립니다. 전기차 인버터 하나에 SiC 칩이 24~48개 들어가는데, 그중 하나만 죽어도 인버터 전체가 멈춥니다. 수억 원짜리 데이터센터 전원장치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무서운 건, 이 결함이 웨이퍼 위에 층을 쌓을수록 모양을 바꾸며 자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미국 Wolfspeed, 독일 Infineon, 일본 ROHM이 30년간 수십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아무도 이 결함의 정체를 정확히 몰랐습니다. 그래서 SiC 웨이퍼 검사 장비 시장의 80%를 일본이 독점했고, 한국은 한 대에 14억 원짜리 일본 장비를 사다 써야 했습니다.

그 벽을 처음 뚫은 사람이 경상남도 창원,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남은경 박사입니다. 유기 반도체를 전공한 그녀가 창원에 내려와 20년 동안 SiC 결함 하나만 파온 사람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반도체 엔지니어가 아닌 사람이, 화려한 대기업 제안도 거절하면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질문에 20년을 바쳤다는 사실이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습니다.

남은경 박사팀은 광발광(PL, Photoluminescence) 분석이라는 접근법을 택했습니다. 광발광이란 자외선을 쏘면 물질 안의 전자가 튀어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고유한 색의 빛을 뱉어내는 현상으로, 결함의 종류마다 다른 파장을 낸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학계에서는 SiC에서 이 방법이 불가능하다고 봤습니다. 신호가 너무 약해서 장비가 잡아내지 못한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2018년 광학 검사 장비 기업 에타맥스와 손을 잡고, 3년에 걸쳐 4 채널 동시 분석이 가능한 광학계를 새로 설계했습니다. 수천 개의 표준 시료로 결함 종류와 빛의 파장을 짝지은 데이터베이스도 직접 쌓았습니다. 일본이 20년에 걸쳐 만든 데이터베이스를 맨바닥에서 다시 구축한 겁니다. 2021년 3월, KERI는 SiC 결함을 비파괴(웨이퍼를 깨지 않고도 분석하는) 방식으로 검출·분류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가격은 일본 장비의 절반, 성능은 위치만 알려주는 일본 장비와 달리 결함의 종류까지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치명적인 킬러결함 앞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충남대 홍순구 교수팀과 함께 구미 전자정보기술원의 초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HR-STEM), 대전 KISTI 슈퍼컴퓨터 누리온,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까지 총 여덟 가지 분석 기법을 동시에 투입했습니다. 밀도범함수이론(DFT, Density Functional Theory) 계산도 활용했습니다. DFT란 양자역학을 기반으로 원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결합하는지를 슈퍼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방법입니다.

1년이 넘는 작업 끝에 드러난 결함의 정체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전 세계가 단일 결함이라고 믿어온 1mm짜리 거인은, 사실 32개의 서로 다른 적층결함이 양파껍질처럼 켜켜이 쌓인 복합 구조였습니다. 적층결함이란 원자 배열이 정상 순서에서 벗어나 층이 어긋난 결정 결함을 말합니다. 30년 동안 아무도 못 푼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하나의 결함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접근했지만, 사실 그 안엔 풀어야 할 수수께끼가 32개였던 겁니다. 이 논문은 2026년 6월, 소재공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인 Acta Materialia(출처: Acta Materialia)에 평균 심사 기간의 절반 수준인 2개월 만에 게재 확정됐습니다.

  • 광발광(PL) 비파괴 분석: 웨이퍼를 깨지 않고 결함 종류까지 분류 — 일본 장비 대비 절반 가격
  • 32겹 복합 구조 세계 최초 규명: 30년간 단일 결함으로 오해된 킬러결함의 실체
  • 시작점 차단 가능성 확인: 결함 32개 모두 웨이퍼 깊은 곳 한 점에서 출발 → 수율 20%p 향상 기대
요약 : 한국 KERI 남은경 박사팀이 30년간 미제였던 SiC 킬러결함의 32겹 복합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며, 비파괴 검사 기술과 함께 일본 독점 시장에 처음으로 균열을 냈습니다.

 

SiC 산업구조와 투자포인트, 어떻게 볼 것인가

SiC 산업을 처음 들여다보면 "전기차 관련주"로 단순하게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봤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공부해 보니 이건 단순 전기차 테마가 아니라, 전기를 만들고 변환하고 전달하는 모든 과정에 들어가는 인프라 소재 산업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업 구조는 크게 네 층으로 나뉩니다. 가장 상류에 기판(Substrate)이 있고, 그 위에 에피택시(Epitaxy) 층을 올리고, 거기서 SiC MOSFET 소자를 만들고, 마지막으로 모듈 형태로 완성됩니다. 여기서 에피택시란 기판 위에 원자를 한 층씩 정밀하게 쌓아 올려 반도체 소자의 성능을 결정하는 공정을 말합니다. 돈이 가장 많이 몰리는 구간은 기판과 에피택시입니다. 진입장벽이 가장 높고, 기술 격차가 곧 수익성으로 직결됩니다.

지금 시장을 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갈래로 갈립니다. 한쪽에서는 "단기적으로 공급 과잉이 심각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Wolfspeed는 6인치 SiC 웨이퍼 가격이 2년 사이 1,500달러에서 400달러까지 폭락하면서 결국 2025년 6월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부채 규모만 약 9조 원이었습니다. 다른 쪽에서는 "중장기 수요는 구조적으로 탄탄하다"라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후자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만, 단기 실적 변동성은 충분히 각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요처가 전기차에서 AI 데이터센터, ESS, 전력망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AI 서버가 늘어날수록 전력 소모가 폭발적으로 늘고, 고효율 전력변환 장치에 SiC와 GaN(질화갈륨) 채택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Reuters(출처: Reuters)에 따르면 Infineon은 AI 전원장치 시장 확대에 맞춰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AI는 결국 GPU보다 전기가 더 중요한 시대를 만들고 있고, 그 한가운데 SiC가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KERI의 결함 분석 기술이 정부 공인 표준 플랫폼으로 사실상 인정받으면서, 국내 SiC 생태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SK실트론은 8인치(200mm) 웨이퍼 양산 투자에 들어갔고, DB하이텍은 8인치 SiC 파일럿 라인을 2026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스파워테크닉스는 한국에서 유일하게 SiC MOSFET을 자체 양산하는 기업으로, 2026년 들어 1,200V급 제품의 글로벌 자동차 공급 계약을 연달아 따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공급망 내재화 속도는 2~3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남은경 박사는 이미 다음 소재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다이아몬드 반도체입니다. SiC보다 다시 5배 이상 높은 전압을 견디는 '궁극의 반도체 소재'로 불리는 영역입니다. 2035년 100조 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현재 어느 나라도 양산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일본과 미국은 이미 이 소재를 국가 핵심 기술·경제안보 기술로 지정했습니다. SiC 때는 30년 늦게 출발했지만, 다이아몬드에서는 출발선이 거의 같습니다. 그 첫 특허를 한국 연구자가 이미 출원했다는 사실이, 제가 이 흐름을 좀 더 진지하게 보게 된 이유입니다.

SiC 기업 투자 시 확인해야 할 체크포인트

  • 기판부터 모듈까지 수직계열화를 갖췄는가 — 상류 기술 없이는 수익성이 불안정합니다
  • 8인치(200mm) 생산 전환 경쟁력을 확보했는가 — 6인치에서 8인치로의 전환이 원가 경쟁력을 결정합니다
  • 전기차 외에 AI 데이터센터·전력망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가 — 수요처 다변화가 리스크 분산의 핵심입니다
  • 장기 공급 계약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하고 있는가 — 계약만 있고 수익이 없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 증설 이후 가동률이 회복되고 있는가 — 공급 조정기를 버틸 체력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요약 : SiC 산업은 단기 공급 조정기를 거치고 있지만, AI·전력망·ESS로 수요처가 확산되면서 중장기 구조적 성장이 유효합니다. 기판·8인치·수직계열화를 갖춘 기업이 경쟁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SiC 전력반도체, 아직 끝나지 않았다

SiC 전력반도체가 일반 실리콘 반도체랑 가장 큰 차이는 고전압·고온 환경에서의 성능입니다. 실리콘은 200도 이상에서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고 1,000V 이상의 전압을 버티지 못하지만, SiC는 그 한계를 10배 이상 넘어섭니다. 전기 손실도 절반 이하로 줄어드니, 전기차 주행거리나 AI 서버 전력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단, 제조 난이도가 훨씬 높고 가격도 비싸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입니다.

 

그리고 Wolfspeed가 파산했는데 SiC 시장 자체가 꺾인 건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저는 조금 다르게 읽었습니다. Wolfspeed의 파산은 웨이퍼 가격 폭락과 결함으로 인한 수율 문제가 겹친 개별 기업 문제에 가깝습니다. SiC 수요 자체는 전기차·AI·전력망으로 수요처가 오히려 다변화되고 있고, 공급 조정기 이후 수익성이 회복되는 사이클은 반도체 산업에서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다만 단기 변동성은 충분히 각오해야 합니다.

 

참고로 한국 SiC 기업 중 어떤 곳을 봐야 할지 고민이시라면 "어디가 오른다"보다는 어떤 층에 있는 기업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기판·웨이퍼 같은 상류(SK실트론)와 MOSFET 자체 양산(예스파워테크닉스), 파운드리(SK키파운드리), 설계(파워큐브세미)가 각기 다른 리스크와 성장 속도를 갖고 있습니다. 수직계열화를 갖추거나 AI·전력망 고객까지 확보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26년~2035년까는 SIC 전력반도체가 시장의 핵심 소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면2035년 이후에는  다이아몬드 반도체가 제조 기술과 원가 문제를 해결한다면 일부 초고성능 시장부터 SIC를 대체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반도체는 아직 어느 나라도 양산에 성공하지 못한 단계입니다. 2035년 전후 본격 상용화 가능성이 언급되지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의 변수가 많은 영역입니다. 지금 의미 있는 건 한국이 SiC 때처럼 30년 늦게 출발하지 않기 위해 분석 기술과 특허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첫 출발점이 KERI 남은경 박사팀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SiC 전력반도체를 처음 공부할 때는 솔직히 전기차 부품 이야기 정도로만 봤습니다. 그런데 30년짜리 킬러결함 이야기, 창원 연구소에서 20년을 버틴 한 연구자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이게 단순한 소재 교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 전기차의 주행거리, 전력망의 안정성까지 모두 이 작은 칩 하나에 연결돼 있습니다.

투자 관점에서는 단기 공급 조정기를 감안하면서, 기판과 에피택시 같은 상류 기술을 가진 기업, AI와 전력망으로 수요처를 다변화한 기업, 8인치 양산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반도체라는 다음 챕터에서 한국이 이번에는 늦지 않게 출발선에 서 있다는 사실도, 조용히 지켜볼 만한 이유가 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Q_hM44T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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