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한국 SMR 핵심 기저전원, 숨은 경쟁력과 원전 투자

by duya012 2026. 7. 16.

한국 SMR 관련 이미자
한국 SMR

 

 

제가 원전 관련 정보를 검색하던 중, SMR이 뜰거라는 말을 인터넷에서 들었을 때 저는 그 말을 대수롭지 않게 반쯤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2026년 6월 신고리 7·8호기 부지였던 부산 기장 소재에 있는 땅에 세계 최초로 상업 SMR이 들어선다는 언론의 발표를 접하고 나서부터는 제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석탄발전소 자리에 소형 원자로가 들어서고, 빌 게이츠가 한국 조선사와 손잡고 바다 위 원자로를 만들겠다고 나서는 지금, 이건 단순한 에너지 뉴스가 아니고, 전력시장과 AI 산업, 국가 안보까지 연결되는 거대한 산업 전환의 시작이라는 것을 직감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SMR 관련 저 나름대로 자세하 분석하고 그에 대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원전의 핵심 기저전원

제가 원전 관련 자료를 처음 파고들기 시작한 건 AI 데이터센터 전력 이슈 때문이었습니다. 처음엔 "재생에너지로 커버하면 되지 않나"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실제 숫자를 보고 나서 그게 얼마나 안일한 생각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GPU 하나가 700W 이상을 소비합니다. 대규모 AI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수십만 개의 GPU를 쉬지 않고 돌려야 하고, 냉각까지 포함하면 중형 원전 한 기 출력인 1GW 이상이 필요합니다. 2026년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프랑스에 13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이유가 여기 있었습니다. 그가 독일도 영국도 아닌 프랑스를 고른 이유는 딱 하나, 전력의 65%를 원자력으로 충당하는 값싸고 안정적인 무탄소 전기였습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기저전원(Baseload)입니다. 기저전원이란 햇빛이나 바람과 관계없이 24시간 365일 일정하게 공급되는 전력을 의미합니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출력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AI 데이터센터처럼 단 1초도 멈춰 선 안 되는 부하에는 구조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구글이 SMR 스타트업 카이로스파워와 500MW 규모 장기 계약을 맺고, 아마존이 펜실베이니아 원전 부지를 사서 데이터센터를 지은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이 흐름을 "AI 시대의 진짜 승부처는 반도체가 아니라 전기"라고 정리했습니다(출처: 닛케이신문). 저는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과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가장 정확한 요약이라고 봅니다.

  •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문제로 AI 기저전원 역할 불가
  • 원전은 24시간 안정 공급 + 무탄소라는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
  • 빅테크들은 이미 원전 인근 부지 확보 경쟁에 돌입
  • 유럽(프랑스 6기, 영국 8기)과 미국 모두 신규 원전 건설 속도 높이는 중
 

요약 :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24시간 안정 전력은 재생에너지로 채울 수 없고, 원전만이 기저전원과 무탄소를 동시에 제공한다.

 

한국 원자력의 숨은 경쟁력

일반적으로 원자력 강국 하면 미국, 프랑스, 러시아를 먼저 떠올립니다. 저도 한국의 위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한국은 원자로 이용률에서 세계 1위를 기록 중이고, 40년 원전 운영 역사에서 인명 사고 제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랍에미리트에 APR1400 출력 1,400MW급 3세대 대형 가압경수로로, 현재 상업 가동 중인 가장 안전한 대형 원전 모델 중 하나입니다. 200억 달러에 수출했고, 2025년에는 한국 원자력연구원·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미국 미주리대학교 차세대 연구로 초기 설계 계약을 따냈습니다. 원자력 종주국인 미국이 후발국이었던 한국에 설계도를 맡긴 첫 사례였습니다(출처: 한국원자력연구원).

그런데 이 모든 성과의 기술 기반을 20년에 걸쳐 묵묵히 쌓아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출신으로 미국 퍼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귀국해 국산 원자로 시뮬레이션 코드 MCCARD와 nTRACER를 개발한 주한규 전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입니다. MCCARD는 몬테카를로(Monte Carlo) 방식의 정밀 핵설계 코드입니다. 몬테카를로 방식이란 원자로 안에서 매초 100조 개씩 튀어 다니는 중성자 전부를 계산하는 대신, 무작위로 추출한 표본 수백만 개의 움직임을 통계적으로 추적해 전체 결과를 뽑아내는 방법입니다. 쉽게 말해 룰렛 공이 어디 떨어질지는 모르지만 수만 번 돌리면 확률이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한국은 이 코드를 보유한 세계 네 번째 나라가 됐습니다.

그가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으로 재임한 3년 동안, 경북 경주 간포 앞바다 문무대왕 과학연구소 부지에는 총 6,540억 원짜리 프로젝트 네 개가 동시에 심어졌습니다. 선박용 소형 원자로 실증을 위한 아라(IAEA) 연구로, 혁신형 소형 모듈 원전 ISMR 실증 시설, 차세대 핵연료 실험 시설, 그리고 세계 최초 해양용 용융염 원자로(MSR) 실증 시설입니다. 용융염 원자로(MSR)란 물 대신 700도가 넘어도 액체를 유지하는 소금을 냉각재로 쓰는 4세대 원자로로, 사고 시 소금이 흘러나와 자연히 굳어버리기 때문에 방사능 유출 위험이 극단적으로 낮은 미래형 노형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이렇게 성격이 다른 원자로 네 기를 한 부지에서 동시에 실증한 사례가 없습니다.

 

요약 : 한국은 국산 핵설계 코드, 세계 최초 SMR 표준 설계인가, 미국 연구로 수출이라는 세 가지 기술 자산을 동시에 보유한 사실상 유일한 나라다.

 

원전 투자 시 착안점

제 경험상 원전 관련 투자를 처음 공부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원자로 만드는 회사"만 보는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공급망을 들여다보면 원자로 제작사보다 기자재·엔지니어링·운영 업체들이 훨씬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석탄발전을 원전으로 대체한다"는 표현이 자주 쓰이는데, 저는 이 표현이 다소 과장됐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는 모든 석탄 부지가 원전으로 바뀌는 게 아닙니다. 안전성 평가, 지역 수용성, 규제 요건을 통과하지 못하면 상당수는 가스나 재생에너지로 전환됩니다. 2025년 12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남동발전이 서명한 "폐지 예정 석탄발전소 부지에 SMR을 접목하는 기술개발 협약"도 그래서 의미가 큽니다. 기존 송전망과 냉각수 취수 시설을 그대로 쓸 수 있는 부지만 골라 접목하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2026년 6월 발표된 부산 기장 ISMR 부지가 대표적입니다. 신고리 7·8호기가 들어설 예정이었다가 백지화된 뒤 잡초만 자라던 땅인데, 이미 송전망과 냉각수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다른 부지라면 10년 걸릴 준비를 3년이면 끝낼 수 있는 조건입니다. 착공 2030년, 상업 운전 2035년, 설계 수명 80년 기존 대형 원전 60년보다 20년이 더 깁니다.

해외에서도 흐름이 비슷하게 움직입니다. HD현대는 2024년 12월 빌 게이츠가 세운 TerraPower로부터 나트륨 냉각 고속로(SFR) 원자로 용기 제작 계약을 받았습니다. 나트륨 냉각 고속로(SFR)란 물 대신 액체 나트륨을 냉각재로 쓰는 4세대 원자로로, 나트륨은 열을 물보다 60배 잘 실어 나르고 800도가 넘어도 끓지 않아 고압 용기가 필요 없습니다. 2025년 다보스에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빌 게이츠가 만나 다음 단계를 논의했고, 그 연장선에서 바다 위에서 움직이는 원자력 추진 선박 프로젝트가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지금 실제로 주목해야 할 분야

원전 생태계 전체를 보는 시각이 중요합니다. 단일 기업이 아니라 아래 공급망 레이어별로 접근하는 게 제 판단으로는 훨씬 현실적입니다.

  • 원자로 주기기 제작 — 두산에너빌리티 (압력 용기, 증기 발생기)
  • 원전 설계·엔지니어링 — 한전기술, 현대엔지니어링
  • 원전 정비·운영(O&M) — 한전KPS (국내 가동 원전 정비 독점 구조)
  • 원전용 밸브·펌프·계측기기 — 비에이치아이, 우리기술
  • 우라늄 채굴·농축 — Cameco (캐나다, 글로벌 1위 우라늄 생산사)
  •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 GE Vernova (송전·변압기 수혜)
 

요약 : 원전 투자는 원자로 제작사 한 곳이 아니라 기자재·엔지니어링·O&M·우라늄 공급망까지 생태계 전체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체크 포인트  4가지

SMR이 기존 대형 원전보다 정말 더 안전한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으실 겁니다. 일반적으로 "소형이니 덜 위험하다"는 식으로 알려져 있는데, 핵심은 크기가 아니라 완전 피동 안전 계통 적용 여부입니다. 완전 피동형이란 전기나 펌프 없이 중력과 밀도 차이만으로 원자로가 스스로 식는 구조를 말합니다. 후쿠시마 사고의 직접 원인이 전기 공급 중단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가 필요 없는 냉각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른 안전 수준을 의미합니다. 한국이 2024년 인가받은 스마트팩(SMART+)은 이 완전 피동 안전 계통을 적용한 세계 최초 소형 원자로입니다.

 

그리고 NuScale이 실패했는데 한국 SMR은 괜찮은가 우려하는 분들도 있으실 거고요. 저도 처음엔 NuScale 사태를 보고 SMR 전체가 흔들리는 게 아닌가 우려했습니다. 그런데 NuScale의 실패 원인을 파고들면 기술 문제가 아니라 건설 비용 폭등(초기 예산의 3배 초과)이었습니다. 한국의 접근은 다릅니다. 기존 석탄발전소 부지나 이미 인프라가 갖춰진 원전 클러스터 부지를 활용해 초기 투자비를 낮추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허가 속도와 건설 비용 관리가 앞으로도 성공 여부를 가르는 핵심 변수인 건 사실입니다.

 

석탄발전소 부지가 원전으로 다 바뀌는 건가요? 그렇게 단순하게 보시면 나중에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2050년까지 폐쇄 예정인 국내 석탄발전소 28기 중 원전 전환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곳은 송전망·냉각수·부지 면적·지역 수용성을 모두 충족하는 일부에 한정됩니다. 나머지는 재생에너지나 가스복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요한 건 "전부 바뀐다"가 아니라 "조건이 맞는 부지에 전략적으로 집중한다"는 접근입니다.

 

한국이 바다 위 원자로도 만든다는 게 사실일까요? 네, 사실입니다. 2026년 그리스 포세이도니아 해운 박람회에서 HD현대가 자동차 운반선용 원자력 추진 설계를 공개했고, 세계적 선급 기관인 로이드(Lloyd's Register)가 그 자리에서 기본 설계 인증을 부여했습니다. 원자력 추진 상선이 국제 공인을 받은 첫 사례입니다. 경주 간포에 짓고 있는 아라 연구로가 이 선박용 원자로의 육상 실증 시설 역할을 맡습니다.

 

종합 의견

제가 이 주제를 파고들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기술력 자체보다, 그 기술이 쌓이는 방식이었습니다. 22살에 인공태양을 만지던 청년이 40년 뒤 6,540억짜리 프로젝트 네 개를 심어놓고 조용히 강단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는, 어떤 산업이든 결국 긴 호흡의 기초 연구가 판을 만든다는 걸 보여줍니다.

투자 관점에서 제 판단을 정리하면, 향후 10~20년은 원전 자체보다 원전 생태계 전체가 성장하는 국면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SMR 기술주 하나를 고르는 방식보다, 기자재·설계·O&M·우라늄 공급망·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를 레이어별로 분산해서 보는 접근이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책 변화와 인허가 속도, 건설 비용 관리가 이 판의 성패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체크해야 할 포인트는 2030년 부산 기장 ISMR 착공 여부와 TerraPower 나트륨 원자로 상업 가동 시점에 대해서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MANbFUPqoGQ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블로그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