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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즈마 기술 친환경 공정, 매연 저감, 반도체 식각

by duya012 2026. 10. 12.

핵융합 연구기관인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FE)에서 KSTAR 관련 자료를 살펴보다가 처음으로 플라즈마가 단순히 '인공태양' 실험에만 쓰이는 게 아니라는 걸 체감했습니다. 반도체 공정 유해가스를 99% 제거하고, 군용 차량 매연을 95%까지 줄인 실제 현장 적용 사례를 접하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제가 정리하게 된 플라즈마 기술의 실체와 앞으로 이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플라즈마 기술
플라즈마 기술

플라즈마가 친환경 공정 기술이 된 사연

솔직히 처음에는 플라즈마라는 단어가 핵융합 연구소나 SF 영화에만 어울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국기계연구원의 송용훈 박사 사례를 접하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는 스타워즈의 광선검을 보고 플라즈마에 매료됐다고 했는데, 그 출발점이 결국 반도체 공장과 군용 차량의 현실 문제를 푸는 기술로 이어진 것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플라즈마(Plasma)란 기체에 충분한 에너지를 가했을 때 원자에서 전자가 분리되어 이온과 전자가 함께 존재하는 상태, 즉 물질의 제4의 상태를 말합니다. 고체→액체→기체를 지나 한 단계 더 올라간 상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번개, 태양, 오로라가 모두 자연 속 플라즈마 현상이고, 형광등이나 공기청정기의 살균 기능도 여기서 원리를 빌려옵니다.

반도체 웨이퍼를 만드는 증착(Deposition) 공정, 여기서 증착이란 웨이퍼 표면 위에 얇은 막을 쌓는 과정입니다. 이 공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가스가 배기관을 타고 빠져나가는데, 온도가 높아 화학 반응이 일어나 관이 막히고 심할 경우 화재까지 발생했습니다. 기존 방식으로는 두 달이면 배기관이 막혔다고 합니다.

송용훈 박사 팀이 이 배관 중간에 플라즈마 반응기를 삽입한 결과, 2천 도 이상의 고온 플라즈마가 유해가스를 무해한 물질로 분해해 버렸습니다. 그 뒤로 2년이 넘도록 배관이 막히지 않았고, 화재 보고도 사라졌다고 합니다. 제가 이 부분을 처음 접했을 때 "이게 왜 진작 안 됐지?" 싶을 만큼 단순하고 강력한 해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각(Etching) 공정에서도 마찬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식각이란 웨이퍼 위에 형성된 불필요한 산화막을 제거하는 과정인데, 여기에 쓰이는 에칭 가스(Etching Gas)가 강력한 온실가스로 분류됩니다. 연구팀은 플라즈마 토치를 적용해 이 에칭 가스를 99% 수준으로 제거하는 데 성공했고, 신재생 전기를 전원으로 쓰면 온실가스 배출이 사실상 0에 수렴하는 공정이 만들어집니다(출처: 한국기계연구원).

  • 증착 공정 배기관: 플라즈마 적용 후 막힘 0건, 화재 보고 0건 (2년 이상)
  • 식각 공정 에칭 가스: 플라즈마 반응기로 99% 제거율 달성
  • 기존 화학 물질 기반 산화막 제거 방식 대비 오염수 발생 없음
  • 신재생 전원 연계 시 공정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 제로 가능

▶ 요약 : 플라즈마의 2천 도 이상 고온 분해 능력이 반도체 공정의 유해가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며 친환경 공정 기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회전형 아크 플라즈마, 매연 저감의 판도를 바꾸다

플라즈마 기술이 공장 안에서만 쓰이는 줄 알았는데, 제가 틀렸습니다. 도로 위 디젤 차량, 특히 저속으로 운행하는 청소차나 건설 기계처럼 배기가스 온도가 100도를 넘지 못하는 차량들이 오랫동안 미세먼지 저감의 사각지대였다는 걸 이번에 처음 제대로 알게 됐습니다.

기존의 매연 저감 장치(DPF)에는 촉매가 달려 있는데, 이 촉매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배기가스 온도가 최소 200도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냉간 시동 직후나 저속 운행 때는 온도가 턱없이 낮아서 촉매가 잠자는 상태로 있게 됩니다. 이 구간에서 미세먼지가 그대로 뿜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송용훈 박사가 개발한 것이 바로 회전형 아크 플라즈마 버너입니다. 여기서 아크 플라즈마(Arc Plasma)란 두 전극 사이에 고전압을 걸어 발생시킨 강력한 방전 플라즈마를 의미합니다. 기존 버너는 특정 지점에서만 착화가 이루어지다 보니 산소 농도나 유속이 조금만 변해도 불꽃이 꺼졌습니다. 회전형 구조는 아크가 계속 회전하면서 어느 공간에서든 착화 반응이 시작될 수 있게끔 반응 영역을 강제로 넓혀주는 원리입니다.

이 기술은 중국, 일본, 미국에서 국제 특허를 획득했고, 공군부대 특수 차량 150대에 장착해 2년간 실증을 마쳤습니다. 결과는 매연 95% 감소, 1년 내내 고장 없음이었습니다. 제가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기존 제품이 해결 못 한 걸 이렇게 풀었구나" 싶어서 꽤 오래 곱씹었습니다.

5년간 재료비만 4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경쟁 기술(요소수 촉매)의 상용화 발표에 밀려 연구가 묻혔다가, 기업 엔지니어들 앞에서 데모를 보여주자 "어떻게 이런 기술이 있냐"는 반응이 나왔다고 합니다. 긴 슬럼프 끝에 현장 검증으로 결과를 만들어낸 사례라, 기술 개발이라는 게 결국 포기하지 않는 싸움이라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출처: Pick 사이언스 YouTube).

 

▶ 요약 : 회전형 아크 플라즈마 버너는 저속 차량의 배기가스 온도를 200도 이상으로 끌어올려 매연을 95% 감소시킨 세계 최초 기술로, 국제 특허까지 획득했습니다.

 

반도체 식각과 핵융합, 플라즈마의 두 갈래 미래

KFE에서 KSTAR 관련 자료를 들여다보면서 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반도체 플라즈마와 핵융합 플라즈마는 같은 이름이지만 전혀 다른 문제를 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반도체 공정용 플라즈마는 진공 상태에서 이온화 밀도를 낮게 유지하며 정밀하게 제어하는 방식이고, 핵융합용 플라즈마는 대기압 환경에서 이온화 전자 밀도를 극한으로 높여 수천만 도 이상을 유지해야 합니다. 같은 물리 현상이지만 다루는 스케일과 난이도가 전혀 다릅니다.

반도체 플라즈마 식각 분야는 지금 AI 반도체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커지면서 공정 정밀도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HBM이란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고성능 메모리 구조를 말합니다. 칩을 더 얇게, 더 높이 쌓으려면 식각의 균일성과 선택비(Selectivity), 즉 원하는 물질만 골라서 제거하는 정밀도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나 램리서치(Lam Research) 같은 글로벌 장비사들이 계속 신장비를 내놓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핵융합 쪽은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KSTAR는 2026년에도 ITER의 플라즈마 제어 시스템 실증 실험을 이어가고 있고, 미국의 민간 핵융합 스타트업 Type One Energy는 스텔러레이터(Stellarator) 방식으로 2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스텔러레이터란 복잡한 형태의 자기장 코일로 플라즈마를 가두는 방식으로, 토카막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지만 플라즈마 안정성 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핵융합 발전의 상업화는 기술 성공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설비, 운영 비용, 규제 승인이 모두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분야는 기술 발표와 실제 발전소 가동 사이의 거리를 냉정하게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단기적으로 가장 실질적인 기회가 반도체 플라즈마 공정 장비 쪽에 있다고 봅니다. 이미 양산 현장에 투입되는 시장이 존재하고, 고객사의 설비투자(CapEx)가 집행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핵융합은 10~15년 이상의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하는 분야입니다. 플라즈마 진단 센서, RF 전원 공급 장치, 초전도 자석, 진공 장비처럼 핵융합 장치를 구성하는 부품 공급 생태계가 먼저 만들어지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 요약 : 반도체 플라즈마 식각은 단기 실수요가 확인된 시장이고, 핵융합 플라즈마는 부품 공급망 생태계부터 형성되는 장기 과제입니다. 두 분야를 같은 시간표로 보면 안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플라즈마로 유해가스를 없앤다는 게 실제로 효과가 있나요?

A. 한국기계연구원의 실증 데이터 기준으로 반도체 공정 에칭 가스의 99% 제거율이 확인됐습니다. 2천 도 이상의 고온 플라즈마가 유해가스를 물리·화학적으로 분해하기 때문에, 단순 필터 방식과는 작동 원리 자체가 다릅니다. 실제 공장에 적용한 뒤 2년 이상 배관 막힘이 없었다는 현장 결과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Q. 회전형 아크 플라즈마 버너는 일반 차량에도 달 수 있나요?

A. 현재는 저속 운행이 많은 군용 특수 차량, 청소차, 건설 기계 등에 먼저 적용되고 있습니다. 배기가스 온도가 낮은 차량일수록 기존 촉매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이 기술이 특히 효과적입니다. 일반 승용차 적용 여부는 차량별 배기 시스템 구조와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Q. 플라즈마 기술이 핵융합 발전과 반도체 공정에서 어떻게 다르게 쓰이나요?

A. 핵심 원리는 같지만 다루는 조건이 완전히 다릅니다. 반도체 공정용 플라즈마는 진공 상태에서 낮은 이온화 밀도로 정밀하게 표면을 가공하는 데 쓰입니다. 핵융합용 플라즈마는 수천만~1억 도 이상의 초고온에서 이온화 밀도를 극한으로 높여 핵융합 반응을 일으켜야 합니다. 기술적 난이도와 사업화 시점도 전혀 다릅니다.

 

Q. 한국의 플라즈마 기술 수준은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인가요?

A. 회전형 아크 플라즈마 버너는 세계 최초 개발로 미국·중국·일본 국제 특허를 모두 획득했습니다. 핵융합 분야에서는 KSTAR가 ITER의 플라즈마 제어 시스템 실증 실험을 진행할 만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연구 장비입니다. 다만 반도체 장비 분야 글로벌 시장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도쿄일렉트론이 주도하고 있어, 국내 기업은 특화 공정 장비와 부품 공급 생태계 진입이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결론

플라즈마 기술을 처음 들여다볼 때는 핵융합 인공태양 이야기에만 눈이 갔는데, 직접 파고들수록 오히려 지금 당장 공장과 도로에서 작동하고 있는 현실 기술들이 더 인상 깊었습니다. 유해가스를 99% 분해하고, 군용 차량 매연을 95% 줄이는 기술이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은 "플라즈마는 미래 기술"이라는 막연한 인식과는 꽤 거리가 있었습니다.

제가 정리한 결론은 이렇습니다. 반도체 플라즈마 공정 분야는 지금 당장 수요가 확인되는 시장이고, 핵융합은 10년 이상의 긴 호흡으로 부품 공급 생태계부터 바라봐야 하는 분야입니다. 플라즈마라는 단어 하나로 두 분야를 같은 줄에 놓고 보면 판단이 흐려집니다. 관심이 생겼다면 먼저 공신력 있는 연구기관 자료를 직접 확인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 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bbwvDucXf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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