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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타이어 재활용 기술, 열분해유와 카본블랙 , 투자 관점

by duya012 2026. 7. 15.

폐타이어 재활용 관련 이미지
폐타이어 재활용

제가 평소 환경 및 재활용 등에 관심을 갖던 중, 폐타이어 1톤을 넣으면 열분해유 450L와 카본블랙 300kg을 동시에 추출해 낼 수 있는 폐타이어 재활용 기술이 해외 여러 선진국중 하나가 아니라 한국의 연구 성과 였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놀랍기도 하고 제가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 스럽기도 했습니다. 솔직히 폐타이어 재활용률 98%라는 수치를 처음 보았을 때는 반신반의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이 숫자가 실제 공장 가동 데이터라는 걸 확인한 순간, 이건 단순한 환경 기술이 아니라 소재 공급망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 폐타이어 재활용 연구 성과에 대해 자세히 파혜쳐 보았습니다.

 

왜 폐타이어는 100년간 재활용이 안 됐을까

타이어가 왜 이렇게 다루기 까다로운지, 처음 이 산업을 들여다봤을 때 저도 구조 자체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타이어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를 섞은 뒤 카본블랙을 30% 이상, 철심을 12%나 박아 넣은 복합 소재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재료를 하나로 묶는 공정이 바로 가황(加黃, Vulcanization)입니다. 여기서 가황이란 황(S) 원자가 고무 분자 사슬 사이에 끼어들어 강력한 3차원 그물망 구조를 형성하는 공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강철 클램프로 분자를 용접해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페트병 같은 일반 플라스틱은 실 구조라 열을 가하면 풀어지고 다시 성형할 수 있습니다. 타이어는 다릅니다. 가황 공정 때문에 가열해 봐야 분자 사슬이 끊어질 뿐, 구조 자체는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이게 독일의 Pyrum Innovations 같은 선진국 기업들도 수십 년간 상업화 직전에서 주저앉은 근본 이유입니다.

결국 인류가 오랫동안 택한 답은 시멘트 공장 킬른(Kiln)에 던져 넣어 연료로 태우거나, 잘게 부숴 운동장 바닥재로 까는 것이었습니다. 경제적 가치는 사실상 제로에 가깝습니다. 2024년 한 해만 국내에서 40만 톤이 넘는 폐타이어가 쏟아졌고(출처: 한국타이어산업협회),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연간 약 3천만 톤입니다. 이 숫자가 매년 늘고 있다는 점이 더 문제입니다.

 

 

요약 : 가황 공정으로 인한 3차원 분자 결합이 100년간 폐타이어 재활용을 막아온 핵심 장벽이었습니다.

 

열분해유와 카본블랙 추출 기술

제가 이 산업을 분석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방식'을 바꿨다는 점입니다. 열분해(Pyrolysis)라는 개념 자체는 100년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여기서 열분해란 산소를 완전히 차단한 상태에서 400~600℃ 고온으로 가열해 가황 결합을 끊고, 타이어를 열분해유·가스·카본블랙·철로 분리하는 기술입니다.

기존 방식의 문제는 배치식(Batch Process)이었습니다. 찌고, 식히고, 꺼내고, 다시 찌는 구조라 기계가 쉬는 시간이 길고 에너지 비용이 뽑아낸 기름값을 초과했습니다. 일본은 12년을 매달렸지만 정상 가동 공장을 한 곳도 건지지 못했습니다.

LD카본이 개발한 것은 연속식 무산소 열분해 공정입니다. 컨베이어 방식으로 폐타이어를 끊임없이 밀어 넣고, 섭씨 400~600℃ 구간에서 1도 오차 없이 24시간 연속 가동합니다. 자동화율 99.9%로 중앙 제어실 인원 몇 명이 9,000평 공장을 돌립니다. 2025년 4월 완공된 충남 당진 공장 기준, 연간 폐타이어 처리 능력은 5만 톤입니다.

여기서 제가 직접 수치를 뜯어보며 더 눈이 간 건 열분해유보다 회수 카본블랙(rCB, Recovered Carbon Black)이었습니다. rCB란 폐타이어 열분해 과정에서 회수한 카본블랙으로, 새 타이어 제조에 재투입할 수 있는 재생 소재입니다. 새로 카본블랙을 만들려면 석유·천연가스를 1500℃ 가까이 태워야 하고, 전 세계 카본블랙 생산 과정에서만 연간 4,200만 톤의 CO₂가 배출됩니다. rCB를 쓰면 이 탄소 배출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LD카본의 rCB는 입자 크기를 머리카락 굵기의 1/100 수준까지 정밀 제어해 신품 카본블랙과 품질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ISCC플러스 인증도 취득했습니다. ISCC플러스(International Sustainability and Carbon Certification Plus)란 바이오매스·재활용 원료의 지속가능성을 검증하는 국제 인증으로, 이 인증이 없으면 유럽 시장에서 친환경 소재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미쉐린과 브리지스톤이 한국에 납품을 요청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열분해유(Pyrolysis Oil): 폐타이어 1톤 투입 시 약 450L 회수, SK인천석유화학이 10년치 장기 계약 체결
  • 회수 카본블랙(rCB): 약 300kg 회수, ISCC플러스 인증 취득으로 유럽 탄소국경세(CBAM) 대응 가능
  • 철심: 잔여 철 100% 회수해 별도 판매, 전체 재활용률 98% 달성
  • 열분해가스: 공정 자체 연료로 재투입해 에너지 효율 극대화

한편 2025년 6월 KAIST 화학과 홍순혁 교수 연구팀은 이중 촉매 기술로 가황 결합을 분자 단위에서 해체해 시클로펜텐과 시클로헥센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여기서 시클로헥센은 나일론 섬유의 핵심 원료입니다. 폐타이어를 고무 원료로 되돌리는 수준을 넘어 의류·에어백 소재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으로, 선택성 92%, 수율 82%라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출처: 한국연구재단).

 

 

요약 : 연속식 열분해 공정과 고품질 rCB 회수가 한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선 핵심 기술이며, ISCC플러스 인증이 유럽 시장 진입의 실질적 열쇠입니다.

 

투자 관점에서 이 산업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제가 폐기물 처리 관련 기업들을 들여다보면서 느낀 건, 세림B&G나 와이엔텍 같은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테마'에 쏠려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폐타이어 열분해라는 키워드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구간이 생깁니다. 하지만 실제 수익 구조를 확인하지 않으면 테마 소멸 후 손실을 고스란히 안게 됩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리서치퓨처(MarketsandMarkets) 보고서에 따르면, 폐타이어 열분해 시장은 2025년 143억 달러에서 2035년 1,340억 달러로 10년 내 10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입니다. 재생 카본블랙 시장도 2030년까지 연평균 65% 성장이 예상됩니다. 숫자만 보면 매력적이지만, 제 경험상 이런 고성장 예측치는 실제 상업 공장의 수익성과 간극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진짜로 확인해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정유사·석유화학사와 장기 공급계약이 체결되어 있는지가 첫 번째입니다. SK인천석유화학이 LD카본과 10년 공급계약을 맺은 것처럼, 판로가 선확보된 구조인지를 봐야 합니다. 두 번째는 열분해유를 나프타 대체 원료 수준까지 정제할 기술력이 있는지입니다. 단순 연료유 등급과 석유화학 원료 등급은 가격 차이가 상당합니다. 세 번째는 rCB의 ISCC플러스 같은 국제 인증 여부입니다. 인증이 없으면 유럽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앞에서 가격 경쟁력이 사라집니다. CBAM이란 EU가 2026년부터 수입 제품의 탄소 배출량에 비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제도로, 친환경 인증 원료를 쓰면 이 장벽을 피할 수 있습니다.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같은 완성 타이어 업체들은 이미 rCB 적용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 로드맵을 잡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는 2024년 11월부터 ISCC플러스 인증 rCB를 적용한 타이어 양산 체제에 들어갔습니다. 공급 측과 수요 측이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정부도 2026~2029년 4개년 사업에 480억 원을 투입하기로 확정했습니다.

중국은 물량으로는 압도적이지만, 음성적 처리 비중이 높고 국제 품질 인증 체계를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당장의 가격 경쟁보다 인증과 공급망 신뢰도가 더 중요한 시장에서 한국이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단, 이 구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기술 격차는 결국 좁혀집니다.

 

요약 : 이 산업의 핵심 수익은 열분해유보다 고품질 rCB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으며, 장기 공급계약·국제 인증·정제 기술력 세 가지가 기업 경쟁력의 실질 판단 기준입니다.

 

상용화 등 체크 포인트 4가지

Q. 폐타이어 열분해로 만든 기름은 일반 휘발유처럼 바로 쓸 수 있나요?

A. 바로 쓰기는 어렵습니다. 열분해 직후 나오는 열분해유는 황·질소 불순물이 많아 선박 연료나 산업용 연료 수준에 그칩니다. 정유사의 정제 공정을 거쳐야 나프타 대체 원료나 석유화학 투입 원료로 쓸 수 있고, 이 단계까지 가야 실질적인 부가가치가 생깁니다. SK인천석유화학이 장기 계약을 맺은 것도 정제 투입 원료로 활용하는 구조입니다.

 

Q. 회수 카본블랙(rCB)이 새 카본블랙보다 품질이 떨어지지 않나요?

A. 과거에는 그랬습니다. 불순물 제거와 입자 균일도 문제로 타이어 업체들이 쓰기를 꺼렸습니다. 그런데 LD카본처럼 입자 크기를 머리카락 굵기 1/100 수준까지 정밀 제어하는 기술이 나오면서, 신품 카본블랙과 품질 차이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타이어가 2024년 11월 양산에 들어간 것도 이 품질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Q. 세림B&G나 와이엔텍 같은 국내 폐기물 업체들이 이 분야에서 실질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성은 있지만 조건이 붙습니다. 단순히 폐타이어를 수거·파쇄하는 단계에 머물면 마진이 얇습니다. 열분해유 정제 기술이나 rCB 품질 인증을 확보하고, 정유사 또는 타이어 업체와 직접 공급 계약을 맺는 구조로 들어가야 의미 있는 수익이 생깁니다. 현재 해당 기업들의 기술 수준과 계약 현황을 먼저 확인하는 게 우선입니다.

 

Q. KAIST의 이중 촉매 기술은 언제쯤 상용화될 수 있나요?

A. 2025년 6월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단계라 상업화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습니다. 실험실 선택성 92%, 수율 82%라는 수치는 인상적이지만, 실제 공장 스케일에서 같은 성능이 나오는지 검증하는 파일럿 플랜트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빠르면 5~7년, 보수적으로 보면 10년 이상 걸릴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기술 로드맵을 확인하는 수준으로 접근하는 게 맞습니다.

 

종합 의견

제가 폐타이어 열분해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이걸 환경 관련 보조금 사업 정도로 봤습니다. 그런데 공급망 구조를 파고들어 갈수록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미쉐린과 브리지스톤이 스스로 한국으로 찾아온 이유, SK인천석유화학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0년 치 계약을 먼저 도장 찍은 이유가 있습니다. EU의 CBAM과 재활용 원료 의무 비율 규제가 이 산업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기름을 많이 뽑는 곳이 아니라, rCB 품질을 인증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안정적인 장기적 공급망을 구축한 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투자 관점으로 보던지 아니면 산업 동향 파악으로 보던지 모두 이 기준으로 기업을 보시길 권장드립니다. 중국의 물량 공세가 언제 본격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인증과 기술 격차를 얼마나 빠르게 넓히느냐가 한국 기업들의 관건이라는 것이 제 종합적인 판단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9Km2ZWc7a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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