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3,000대가 한꺼번에 날아온다면, 지금 우리 군이 가진 무기로 막을 수 있을까요? 솔직히 처음 이 질문을 접했을 때 저도 잠깐 멍했습니다. 미사일로 잡자니 드론 한 대 값보다 요격 비용이 수백 배 비싸고, 기관포로 잡자니 탄약을 수백 발 쏴야 겨우 몇 대를 떨어뜨립니다. 그런데 한국이 이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무기를 이미 전력화했습니다. 빛으로 드론을 태워버리는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天光) 이야기입니다.

천광 레이저 대공무기 등장 배경 소형 드론방어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제가 계속 신경 쓰였던 지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수십만 원짜리 소형 드론을 막기 위해 수억 원짜리 요격 미사일을 쏘는 장면이 반복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방어 측 입장에서 계산해 보면 구조적으로 불리합니다.
현재 군이 보유한 대공 무기는 크게 하드킬(Hard-Kill)과 소프트킬(Soft-Kill)로 나뉩니다. 하드킬이란 물리적으로 표적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천궁·패트리어트 같은 유도무기와 기관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소프트킬은 재밍(Jamming)처럼 드론의 통신이나 센서를 교란해 기능을 마비시키는 방식인데, 여기서 재밍이란 전파 방해를 통해 드론이 조종 신호를 받지 못하게 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문제는 소형 드론에 대응할 때 기존 무기들이 모두 한계를 드러낸다는 겁니다. 유도무기는 정밀하지만 비쌉니다. 그리고 드론은 레이더 반사 면적이 너무 작아서 유도탄의 탐색기가 추적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30mm 대공포 같은 기관포는 탄 자체 가격은 저렴하지만 정확도가 낮아서 드론 한 대를 잡으려면 수십~수백 발을 쏴야 합니다. 탄약 소모량까지 계산하면 결국 비용이 비슷하게 나옵니다.
재밍도 만능이 아닙니다. 드론이 파괴된 게 아니기 때문에 재밍 영역을 벗어나거나 GPS 의존도를 줄인 자율비행 드론이 나오면 효과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제가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결국 진짜 막으려면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하드킬 방식이 필요한데, 기존 하드킬 수단은 죄다 드론 상대로 경제적이지 않다는 딜레마에 빠집니다.
- 유도무기(천궁·패트리어트): 정밀하지만 드론 대비 비용이 지나치게 높음
- 기관포(천호·비호): 탄 단가는 낮지만 수백 발 소모로 실제 비용 절감 효과 미미
- 재머(재밍 장비): 파괴가 아닌 교란 방식이라 자율비행 드론엔 무력화될 수 있음
▶ 요약 : 기존 방공 무기는 소형 드론 앞에서 비용·정밀도 양면으로 구조적 한계를 가지며,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레이저 무기가 등장했습니다.
천광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 — 빛의 속도와 국산화의 의미
천광의 작동 원리를 처음 들었을 때 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건 진짜 SF가 현실이 됐구나"였습니다. 레이저는 빛의 속도로 날아갑니다. 시속이 아니라 초속 30만 킬로미터입니다. 가시선(LOS·Line of Sight), 즉 눈에 보이는 범위 안에 들어온 표적은 레이저가 발사되는 순간 피할 방법이 없습니다.
실제 운용 방식은 이렇습니다. 레이더가 표적을 탐지하면, 광학 카메라로 드론을 확대해서 보면서 취약 부위를 조준합니다. 여기서 취약 부위 조준이 왜 중요하냐면, 레이저 빔 사이즈가 골프공에서 야구공 수준으로 매우 작기 때문입니다. 드론 날개에 구멍만 뚫으면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배터리나 모터, 전자장비 같은 핵심 부위에 에너지를 집중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천광은 펄스(뿅뿅 터지는 방식)가 아닌 연속파(CW·Continuous Wave)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물줄기처럼 레이저가 계속 흘러나오면서 표적이 무력화될 때까지 따라갑니다. 이 추적 정밀도가 핵심인데, 수 킬로미터 거리에서 센티미터 단위로 조준점을 유지해야 합니다. 각도로 따지면 0.001도 오차도 허용하기 어렵습니다.
2024년 말 방위사업청이 공식 발표한 전력화(출처: 연합뉴스)는 단순히 "만들었다"는 선언이 아닙니다. 군의 운용 시험 평가까지 통과했다는 뜻으로, 야전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성을 인정받은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빔(Iron Beam)이 2025년 10월에 전력화된 것과 비교하면, 한국이 먼저 세계 최초로 레이저 대공무기 전력화를 달성한 셈입니다.
2026년에 들어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레이저발진기(Laser Oscillator) 국산화입니다. 레이저발진기란 전기 에너지를 받아 고출력 레이저 빔을 만들어내는 장치로, 자동차로 치면 엔진에 해당합니다. 처음 천광 개발을 시작할 때는 이 핵심 부품을 해외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레이저발진기를 만드는 나라가 전 세계적으로 몇 되지 않고, 공동 개발을 제안해도 기술 유출 우려로 아무도 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방위사업청 발표에 따르면 국산 레이저발진기는 기존 해외 도입품보다 주요 성능이 50% 이상 향상됐습니다(출처: 연합뉴스). 회전익 드론 격추 시간은 2~4초에서 1~2초로, 고정익 무인기는 10초 이상에서 수 초 이내로 줄었습니다. 이 수치가 의미하는 바는 단순한 속도 향상이 아닙니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드론을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고, 군집 드론 대응 능력이 그만큼 올라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밀 추적을 가능하게 하는 FSM 기술
수 킬로미터 밖에서 센티미터 단위 조준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의아해하실 수 있는데, 제가 이 부분을 처음 들었을 때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서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잡는다"는 비유가 정말 와닿았습니다. 이걸 가능하게 하는 게 고속 조종 거울(FSM·Fast Steering Mirror)입니다. FSM이란 초고속으로 미세하게 각도를 조정하는 거울로, 레이저 빔의 방향을 실시간으로 보정해서 표적을 놓치지 않게 합니다. 이 광학·기계공학적 기술까지 국산화되어 있다는 점이 천광을 단순 무기 이상으로 평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요약 : 천광은 연속파 레이저로 표적을 추적·파괴하는 방식이며, 2026년 레이저발진기 국산화로 격추 시간이 절반 이하로 줄고 성능이 50% 이상 향상됐습니다.
천광이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꾸지 못하는 것 — 수출 전략과 현실적 한계
천광을 단순히 "신기한 미래 무기 하나가 생겼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이게 방어 비용 구조를 뒤집을 가능성을 가진 체계라는 점에 더 주목합니다. 드론 전쟁의 핵심 비대칭성은 "공격 비용 < 방어 비용"이라는 구조에 있습니다. 천광은 전력과 냉각이 유지되는 한 탄약 재보급 없이 반복 교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값싼 드론에 값비싼 미사일을 낭비하는 기존 구조를 "값싼 드론 → 상대적으로 저비용 레이저"로 바꾸는 전략적 가치를 가집니다.
수출 가능성도 제가 상당히 중요하게 보는 부분입니다. 한국은 이미 천궁-II 수출을 통해 중동 방공 시장에서 실적을 확보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은 드론 위협이 매우 현실적인 지역입니다. 앞으로는 천궁-II(미사일 방어) + 천광(저비용 드론 방어)을 묶은 한국형 다층 방공 패키지로 제안하는 방향이 상당히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2026년 들어 폴란드의 천광 도입 논의가 업계에서 거론되기 시작했다는 자료도 나왔습니다만, 이것은 도입 확정 계약과는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하지만 천광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분명한 약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기상 영향입니다. 비·안개·미세먼지·연기는 레이저 에너지를 산란시켜 효율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레이저 무기가 가장 불리한 환경이 지상 운용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표면 가까울수록 대기가 두껍기 때문입니다. 둘째, 레이저는 직선으로만 진행하는 지향성 무기라 동시 다수 표적 대응에 한계가 있습니다. 드론 수십~수백 대가 동시에 몰려올 경우 처리 속도가 문제가 됩니다. 셋째, 고출력 레이저를 지속 운용하려면 냉각과 전력 공급 문제가 따라옵니다.
그래서 앞으로 천광의 경쟁력은 레이저 출력 수치 하나보다, AI 기반 자동 표적 분류·우선순위 결정과 센서·추적·전력·냉각을 얼마나 작고 빠르게 통합하느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현재 Block-I이 주요 시설 방어에 초점을 맞췄다면, 향후 Block-II는 차량 탑재·이동식 방공·출력 증가·경량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6년 공개된 100kW급 레이저 대공무기 관련 보도도 이 흐름을 반영합니다.
- 강점: 탄약 소모 없는 반복 교전, 빛의 속도로 회피 불가, 하드킬·소프트킬 양용 가능
- 약점: 기상 영향(비·안개·먼지), 단일 표적 순차 대응, 냉각·전력 수요
- 수출 전략: 천궁-II와 결합한 다층 방공 패키지 형태가 단독 판매보다 현실적
- 발전 방향: Block-II 이동식화 → 100kW급 고출력 → AI 통합 자동 교전 체계
▶ 요약 : 천광의 진짜 가치는 드론 방어 비용 구조를 뒤집는 데 있으며, 수출은 다층 방공 패키지 전략이 유리하지만 기상·다수 표적 대응 한계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천광은 세계 최초 레이저 대공무기인가요?
A. 엄밀히 말하면 세계 최초로 군 전력화에 성공한 레이저 대공무기입니다. 이스라엘의 아이언빔(Iron Beam)도 유사한 체계지만, 2025년 10월에 전력화됐습니다. 한국의 천광은 2024년 말 전력화가 공식 발표됐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앞섭니다. 다만 어떤 무기가 "최초"냐는 정의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방위사업청의 공식 발표를 기준으로 보시는 게 정확합니다.
Q. 천광 레이저는 눈에 보이나요?
A. 실제 운용에 쓰이는 고출력 레이저는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레이저 무기는 직선으로 진행하고 빛 자체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표적이 불이 나거나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작동 여부를 확인합니다. 실제 실험 중에도 레이저를 껐다고 해도 아무도 표적 쪽으로 다가가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총구를 들여다보기 어려운 것과 같은 심리적 위압감이 있다고 합니다.
Q. 비 오는 날이나 안개가 심한 날에는 천광이 작동하지 않나요?
A. 완전히 작동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효율이 크게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레이저 에너지는 수분·먼지·연기 입자에 산란되면서 목표물에 도달하는 에너지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방공 운용에서는 날씨에 강한 기관포나 미사일과 레이저를 결합한 다층 방공망 구성이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Q. 천광 관련 핵심 기업은 어디인가요?
A. 체계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기업은 한화시스템입니다. 탐지·추적·체계통합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며, 2026년 레이저발진기 국산화에도 참여했습니다. 레이저 광원 관련 업체로는 라이콤이 증권업계 자료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다만 관련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천광에서 직접 매출이 발생한다고 단정 짓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결론
천광의 가장 큰 의미를 저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빛으로 드론을 잡는다"는 신기술 자체보다, 한국이 고출력 레이저 무기를 독자적으로 생산하고 개량할 수 있는 단계로 올라섰다는 점입니다. 레이저발진기 국산화는 단순한 부품 국산화가 아닙니다. 레이저 다이오드·광섬유·광학계·정밀 추적·냉각·전력변환이 연결된 산업 생태계 전체가 함께 성장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 천광은 모든 미사일을 대체하는 미래 무기가 아닙니다. 기상 환경과 군집 드론 대응 한계는 분명하고, Block-II 이후의 실제 성능과 양산 규모는 향후 공식 발표를 보면서 판단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무기에 계속 관심을 갖는 이유는,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완성된 무기 하나가 아니라 한국 방산이 에너지 무기 시대로 진입하는 첫 발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Block-II 개발 동향과 중동 수출 계약 여부를 확인해 나가면 천광의 실제 가치가 더 선명하게 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