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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바닥 다지는 2차전지 관련 종목, 캐즘과 ESS의 흐름

by duya012 2026. 6. 20.

2차전지 관련 이미지

 

지금 이 순간에도 "전기차가 안 팔린다"는 뉴스를 보며 2차전지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저도 한동안 그랬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섹터를 다시 들여다보니, 시장이 조용히 바뀌고 있었습니다. 테슬라 3년 만의 판매 성장 전환, 유럽 전기차 판매 20% 성장, 그리고 ESS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팽창. 지금이 정말 외면해도 되는 타이밍인지 다시 한번 짚어봤습니다.

 

캐즘이 끝났다는 말, 믿어도 될까요

솔직히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습니다. '캐즘'이라는 단어가 워낙 자주 등장하다 보니 이제는 오히려 그 단어 자체에 피로감이 생겼거든요.

 

여기서 캐즘(Chasm)이란 신기술이 얼리어답터에서 일반 대중으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는 구간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아직 대중이 지갑을 열지 않는 어색한 시기"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짚고 싶은 게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수요가 출렁인 건 기술 확산의 문제가 아니라 보조금 정책의 변화 때문이었다는 점입니다. 보조금이 줄면 팔리고, 없어지면 주춤했습니다. 이건 캐즘이 아니라 정책 연동형 수요 변동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유럽은 보조금을 다시 확대한 이후 작년부터 전기차 판매가 급반등했고, 올해도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이 예상됩니다. 테슬라의 경우 유럽에서만 평균 50% 이상 판매가 늘었고, 한국에서는 모델 Y가 수입차 판매 1위를 차지했습니다. 테슬라가 3년 만에 역성장에서 성장으로 돌아섰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섹터가 완전히 죽은 게 아니라는 신호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떨까요? 올해는 약하지만, 내년부터는 보조금 없이도 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규 전기차 모델 출시가 하반기에 몰려 있고,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수혜를 받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현지 생산 체제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IRA란 미국이 자국 내 배터리·전기차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세금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법안입니다.

 

ESS 시장,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제가 2차전지를 다시 보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ESS였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발하면서 전력 인프라 이슈가 연일 뉴스를 장식했는데, 그 해법으로 태양광과 ESS 조합이 급부상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ESS(Energy Storage System)란 발전 과정에서 생산된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한 시점에 공급하는 에너지 저장 장치를 의미합니다. 태양광은 낮에만 발전되니 야간 전력 공급을 위해 ESS가 사실상 필수입니다. 실제로 전 세계 신규 발전 설비의 약 70%가 태양광으로 채워지고 있으며, 태양광+ESS 조합의 설치 단가는 이미 가스 복합 발전 수준까지 내려왔습니다(출처: 국제에너지기구(IEA)).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LFP 방식의 ESS 생산 라인을 올 연말까지 완전히 구축할 예정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여기서 LFP(리튬인산철)란 리튬을 기반으로 하되 인산철을 양극재로 사용하는 배터리로, 삼원계 배터리보다 저렴하고 안전성이 높아 ESS에 최적화된 방식입니다. 중국이 장악하고 있던 이 시장에 내년부터 국내 업체들이 본격 진입하게 되는 셈이니, 이건 단순한 전기차 회복 기대와는 결이 다른 성장 동력입니다.

 

향후 2차전지 섹터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성장 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미국 ESS 시장 국내 업체 진입 (내년 본격화)

▶ 유럽 CO2 벌금 강화에 따른 전기차 판매 의무 확대 (2026~2028년)

▶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태양광+ESS 동반 성장

▶ 중국산 배터리·태양광 견제 법안 확정 가능성

 

조용히 바닥 다지는 2차전지 관련 종목

솔직히 2023~2024년에는 저도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에 가격으로 밀리다가 결국 어렵게 되는 것 아닌가"라는 걱정을 했습니다. 실제로 주가 흐름도 그 불안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고요.

 

그런데 중국의 전략이 바뀌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중국은 이미 배터리·전기차·태양광 모두에서 글로벌 시장을 상당 부분 장악했고, 이제는 양적 팽창 대신 수출 통제와 기술 보호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경쟁자들이 다 죽었다고 판단한 순간, 남아 있는 플레이어가 오히려 가치 있어지는 아이러니가 생긴 겁니다.

 

미국과 유럽 모두 '비중국산 배터리 비중 확대'를 정책 목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특정 단일 국가의 배터리 점유율을 제한하는 법안이 연말 확정을 앞두고 있고, 미국은 IRA를 통해 이미 국내 생산 업체에 세금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이 구도에서 살아남아 파트너로 선택받은 업체들이 바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입니다.

 

밸류에이션(Valuation) 측면에서도 삼성SDI는 현재 해외 피어 대비 상당히 저평가된 구간입니다. 여기서 밸류에이션이란 기업의 현재 주가가 실제 기업 가치에 비해 싼지 비싼지를 평가하는 개념입니다. 실적은 올해 바닥을 확인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이익 성장 폭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출처: 한국거래소).

 

종목을 고를 때 저는 "누가 가장 먼저 실적 개선 신호를 줄 것인가"를 기준으로 봅니다. 섹터 전체가 좋아지더라도 모든 종목이 동시에 오르지는 않으니까요.

 

셀 업체 중에서는 삼성SDI가 밸류에이션 메리트와 전고체 배터리 기술력을 함께 갖춘 점에서 저는 가장 먼저 눈이 갑니다. 전고체 배터리란 기존의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차세대 배터리로, 화재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미래 기술의 핵심으로 꼽힙니다. BMW 같은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와의 공급 계약 확대 여부가 중기 주가의 핵심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소재 기업 중에서는 솔루스첨단소재가 제가 특히 주목하는 업체입니다. 테슬라의 북미 배터리 전용 동박(copper foil) 공급 업체로, 테슬라의 판매가 늘어날수록 구조적으로 수혜를 받는 단독 공급 포지션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동박이란 배터리의 음극 집전체로 사용되는 얇은 구리 박막으로, 전류를 흘려보내는 핵심 소재입니다. 테슬라의 사이버캡, 전기 트럭, 로보택시 등 어떤 모델이 팔려도 동박 수요는 따라오게 되어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태양광 쪽에서는 한화솔루션이 국내와 미국 두 시장 모두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구도라 꾸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전환과 미국의 태양광 트럼프 미접촉 기조가 겹치는 시점이라 성장 여력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지금 2차전지 섹터는 시장의 관심이 반도체에 쏠린 사이 조용히 바닥을 다지고 있는 구간입니다. 제 판단으로는 실적 개선 신호가 본격화되는 내년 상반기 이전에 포지션을 잡아두는 것이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단,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가격 공세와 IRA 정책 변화는 계속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아래 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5OG6hffcB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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