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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로 나프타 만들기(K-신기술, 올레핀, 바이오항공유)

by duya012 2026. 10. 13.

솔직히 저는 LG화학 주식을 처음 분석할 때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 그냥 실적이 나빠지는 것으로만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대전 한국화학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연구들을 들여다보고 나서 석유화학 산업의 원료 문제가 생각보다 훨씬 다층적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산화탄소로 나프타를 만들고 음식물 쓰레기로 항공유를 뽑아낸다는 게 가능한 이야기인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K-신기술, 실제로 뭘 하고 있나

 

일반적으로 석유화학 공정은 원유에서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확인한 연구들은 그 출발점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였습니다. 한국화학연구원의 접촉 분해 연구실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을 동시에 실험하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기존 NCC(나프타 분해센터) 공정의 온도를 낮추는 것입니다. NCC란 나프타를 고온에서 열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같은 기초 원료를 뽑아내는 설비를 말합니다. 기존에는 약 850도가 필요했는데, 촉매 기술을 적용해 650~700도 수준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온도를 200도 낮춘다는 게 작은 것처럼 들리지만, 에너지 비용과 탄소 배출 측면에서는 상당한 차이입니다.

두 번째는 철강 산업의 부생 가스를 원료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고로 부생 가스(BFG)란 제철소 용광로에서 철을 생산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부산물 가스를 의미합니다. 이걸 올레핀 생산 원료로 전환하는 실증이 이미 이루어졌고, 연간 300만 톤 규모의 올레핀을 대체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왔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연간 ○○만 톤 대체 가능'이라는 수치는 이상적인 조건을 전제한 경우가 많아서, 실제 상업화 단계에서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고 봅니다.

 

◆ 요약 : 한국화학연구원은 NCC 분해 온도를 낮추는 촉매 기술과 제철소 부생 가스를 올레핀 원료로 쓰는 두 가지 방향을 동시에 실증하고 있습니다.

 

올레핀과 나프타, 투자자가 실수하는 지점

제가 여천NCC 관련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저지른 실수가 있습니다. '나프타 가격이 내리면 석유화학 회사 실적이 좋아지겠구나'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겁니다. 실제로는 에틸렌 가격이 나프타 가격보다 더 빠르게 떨어지는 상황이 오면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수익)가 오히려 쪼그라듭니다.

올레핀(Olefins)이란 탄소와 탄소 사이에 이중결합을 가진 불포화 탄화수소 화합물을 통칭합니다. 산업적으로는 에틸렌과 프로필렌이 핵심이고, 플라스틱, 자동차 부품, 포장재, 합성섬유의 기초가 됩니다. 나프타는 이 올레핀을 만들기 위한 출발 원료입니다. 원유를 정제하면 전체의 15~20% 수준으로 나오는 투명한 액체가 나프타이고, 이걸 다시 분해해야 비로소 올레핀이 나옵니다.

2026년 들어 울산항 나프타 수입이 줄고 중국산 에틸렌 수입 비중이 높아졌다는 서울경제 보도는(출처: 서울경제 Seoul Economic Daily) 제게 꽤 충격이었습니다.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 사다 쓰는 게 더 싸진 구조가 됐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LG화학이나 여천 NCC를 분석할 때 단순히 나프타 가격만 볼 게 아니라 NCC 가동률, 에틸렌·프로필렌 스프레드, 중국 생산능력 증가분을 같이 봐야 한다는 것을 다시 확인시켜 준 사례였습니다.

  • 나프타 가격 하락 ≠ 석유화학 실적 자동 개선 (스프레드를 함께 봐야 함)
  • 에틸렌·프로필렌 스프레드: 제품 가격에서 원료비와 변동비를 뺀 실질 수익성 지표
  • NCC 가동률: 설비를 얼마나 돌릴 수 있는지, 수요가 뒷받침되는지 확인 필요
  • 중국 생산능력: 신규 설비 증설이 아시아 시장 가격을 눌러 한국 기업 마진을 압박

◆ 요약 : 나프타·올레핀 투자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원료 가격 하락을 곧바로 호재로 보는 것이며, 실제로는 스프레드와 가동률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산화탄소로 나프타를 만든다는 게 진짜 가능한가

이 부분이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이산화탄소로 석유를 만든다'는 표현이 너무 마케팅처럼 들렸거든요. 그런데 원리를 뜯어보니 얘기가 달랐습니다.

핵심은 탄화수소(Hydrocarbon) 합성입니다. 탄화수소란 탄소(C)와 수소(H)로만 이루어진 화합물로, 나프타와 석유 제품의 기본 단위입니다. 이산화탄소(CO₂)에는 탄소가 있고, 여기에 수소를 붙이면 이론적으로 탄화수소를 만들 수 있습니다. 기존 방식은 이산화탄소를 먼저 일산화탄소로 바꾸고, 8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다시 탄화수소로 전환하는 두 단계 공정이었습니다.

한국화학연구원 팀이 개발한 촉매는 이 두 단계를 하나로 줄였습니다. 300도 수준에서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직접 반응시켜 액체 탄화수소를 만들어냅니다. 기존 나프타 분해 온도의 절반도 안 되는 조건입니다. 제가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그럼 왜 아직 상용화가 안 됐지?'라는 의문이 바로 들었는데, 답은 수소 가격에 있었습니다.

현재 수소 생산 비용이 높기 때문에, 이 기술로 나프타를 만들면 기존 나프타 대비 약 두 배 수준의 비용이 든다는 게 연구팀의 솔직한 평가입니다. 수소 경제가 성숙하고 그린수소(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 가격이 낮아져야 경제성이 잡힌다는 뜻입니다. 기술의 완성도와 경제성 확보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걸, 이 사례에서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 요약 : 이산화탄소에서 나프타를 만드는 기술은 원리상 입증됐지만, 수소 가격이 낮아져야 경제성이 성립하는 단계여서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바이오항공유, 음식물 쓰레기가 진짜 원료가 된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항공유 할증료가 세 배 안팎으로 오른다는 게 실제 뉴스로 확인됩니다. 한국은 원유를 생산하지 않으면서 항공유를 수출하는 나라인데, 원유 공급이 막히는 순간 그 경쟁력도 함께 흔들립니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HD현대오일뱅크 같은 정유사의 원료 조달 비용이 바로 오르는 구조입니다.

SAF(Sustainable Aviation Fuel, 지속가능 항공유)는 화석 원료가 아닌 바이오 원료에서 만든 항공유를 의미합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가축 분뇨, 음식물 쓰레기, 하수 찌꺼기 같은 유기성 폐자원에서 이 SAF를 만드는 공정을 개발했습니다. 미생물이 이 폐자원을 분해하면 메탄과 이산화탄소가 섞인 바이오가스가 나옵니다. 바이오가스란 유기물이 산소 없이 분해될 때 생기는 혼합 가스로, 주성분인 메탄(CH₄)에는 탄소 원자 1개와 수소 원자 4개가 들어 있습니다.

이 메탄에 열과 촉매를 가해 분자 구조를 바꾸면 일산화탄소와 수소가 섞인 합성가스(Syngas)가 됩니다. 합성가스란 일산화탄소(CO)와 수소(H₂)의 혼합물로, 다양한 화학물질과 연료의 전구체 역할을 하는 핵심 중간 원료입니다. 이 합성가스를 피셔-트롭쉬 반응 방식으로 처리하면 최종적으로 항공유가 됩니다.

제 경험상 이런 공정은 '원료가 공짜처럼 보이는 폐기물'이라는 점 때문에 경제성이 좋을 것 같지만, 폐기물 수거·전처리 비용과 바이오가스 포집 인프라 투자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도 전국 축산 농가와 매립지에서 지금도 대기 중으로 날아가는 메탄을 붙잡아 쓴다는 발상은, 탄소 규제가 강화될수록 분명히 가치가 올라갈 방향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NEDO와 미쓰이화학이 나프타 분해로에 암모니아 혼소 85%를 달성했다는 발표도(출처: NEDO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 같은 맥락입니다. 저탄소 원료로 기존 석유화학 공정을 대체하려는 흐름은 이미 글로벌 산업 전체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 요약: 음식물 쓰레기·가축 분뇨에서 바이오가스를 뽑아 합성가스를 거쳐 SAF를 만드는 공정은 기술적으로 완성됐으며, 탄소 규제 강화와 함께 경제성도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산화탄소로 나프타를 만드는 기술이 지금 당장 상용화될 수 있나요?

A. 기술 자체는 300도 조건에서 액체 탄화수소 합성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 수준에서 확인됐습니다. 다만 현재 수소 가격이 높아 기존 나프타 대비 비용이 약 두 배 수준으로 추산되며, 수소 경제가 성숙해야 경제성이 잡힌다고 연구팀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기술 완성과 상업화는 다른 문제입니다.

 

Q. 나프타 가격이 내려가면 LG화학 같은 석유화학 회사 실적이 좋아지나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에틸렌·프로필렌 스프레드, 즉 제품 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실질 마진이 핵심입니다. 나프타 가격이 내려가도 에틸렌 가격이 더 빠르게 하락하면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될 수 있습니다. NCC 가동률과 중국 생산능력 증가분도 함께 봐야 합니다.

 

Q. 바이오항공유(SAF)는 일반 항공유와 성능이 다른가요?

A. 한국화학연구원이 만든 SAF는 분자 구조와 성분, 연소 성능 모두 기존 화석 원료 기반 항공유와 동일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점은 원료뿐입니다. 음식물 쓰레기·가축 분뇨 기반이라고 해서 성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원료 출처만 다른 동일 규격의 연료입니다.

 

Q. 철강 부생 가스로 올레핀을 만드는 기술, 실제로 얼마나 의미 있나요?

A. 연간 300만 톤 규모의 올레핀 대체 가능성이 언급됐는데, 이는 이상적인 조건을 전제한 수치입니다. 다만 석유 기반 원료 의존도를 줄이고 철강 공정의 부산물을 재활용한다는 방향성 자체는 탄소 규제와 원료 다변화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주목할 만합니다.

 

결론

제가 이 일련의 연구들을 살펴보면서 가장 크게 바뀐 시각은 '석유화학은 사양산업'이라는 단순한 프레임을 버리게 된 것입니다. 공급 과잉과 중국발 가격 압력이라는 단기 고통은 분명히 있지만, 원료를 바꾸고 공정 온도를 낮추고 폐기물을 원료로 쓰려는 시도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건 산업이 죽어가는 모습이 아니라 전환하는 모습에 가깝습니다.

다만 기술 발표와 실제 투자 성과 사이의 간격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는 생각도 여전합니다. 촉매 하나, 반응기 하나로 300도에서 나프타를 만든다는 것과 그게 공장 규모에서 경제성 있게 돌아간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여천NCC나 LG화학 같은 기업을 볼 때, 기술 보도보다는 실제 설비 가동률, 스프레드 추이, 구조조정 진행 속도를 더 먼저 확인하는 습관을 유지할 생각입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w7rAn4PuX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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