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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로 도시가스 생산(수전해, 합성메탄, 상용화)

by duya012 2026. 7. 11.

바닷물 수소 도시가스 관련 이미지
바닷물 수소 도시가스

 

바닷물로 집에서 쓰는 도시가스를 만들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솔직히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2025년 8월, 한국 에너지기술연구원 한지영 박사팀이 탄소섬유 기반 해수 수전해 전극으로 산업용 고전류 조건에서 800시간 연속 운전에 성공했습니다. 세계 최초입니다. 기술 하나가 에너지 수입국인 한국의 지형을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제가 직접 자료를 뜯어보기 시작했습니다.

 

탄소섬유 기반 해수 수전해 전극 성과

"바닷물로 수소를 만든다"라고 하면 대부분 단순하게 생각합니다. 바닷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가 나오는 것 아니냐고요. 중학교 과학 시간에 배운 원리이니까요. 그런데 제가 실제 기술 문서를 들여다보니,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핵심 장벽은 염소 이온입니다. 바닷물 속 염소 이온은 전극을 빠르게 부식시킵니다. 표백제를 만드는 성분이 금속 전극에 닿으면 어떻게 되는지 상상해 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기존 수전해(Water Electrolysis) 즉,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이 장치들은 대부분 정제된 담수를 씁니다. 바닷물을 그대로 쓰면 전극 수명이 급격히 짧아지고, 교체 비용이 수소 생산 단가를 끌어올립니다.

두 번째 벽은 촉매 분산 문제입니다. 탄소 소재는 부식에 강하지만, 표면이 소수성(Hydrophobicity) 쉽게 말해 물을 밀어내는 성질이라 촉매가 고르게 붙지 않습니다. 촉매가 한쪽에 몰리면 수소 생성 효율이 뚝 떨어집니다. 여기서 한지영 박사팀이 택한 접근이 제 눈을 끌었습니다. 탄소섬유 표면을 고농도 질산으로 처리해 친수성(Hydrophilicity)을 부여한 것입니다. 친수성이란 물을 잘 받아들이는 성질로, 이 처리를 통해 코발트·몰리브덴·루테늄 이온이 섬유 표면 전체에 고르게 퍼질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산처리 과정에서 수분이 증발하면 질산 농도가 변해 전극 품질이 매번 달라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실험실에서 한 번 성공한 것과 같은 품질을 수백 번 반복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팀은 산처리 전용 용기를 새로 설계했습니다. 이 공정 재현성 확보가 산업화 가능성을 여는 핵심이라고 저는 봤습니다.

결과는 수치로 나옵니다. 귀금속인 루테늄 사용량을 기존 대비 1% 수준으로 낮추면서도 과전압을 25% 줄이고, 수소 생성 효율을 약 1.3배 끌어올렸습니다. 과전압(Overpotential)이란 이론적으로 필요한 전압보다 실제로 더 들어가는 전압을 의미하는데, 이게 낮을수록 같은 수소를 만드는 데 전기를 덜 씁니다. 전기 비용이 그린수소 생산 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수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관련 논문은 2025년 5월 국제 학술지 Applied Surface Science(출처: ScienceDirect)에 게재됐습니다.

일반적으로 탄소 기반 전극은 부식엔 강해도 장기 고전류 운전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성과는 그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었습니다. 제 경험상 기술적 통설이 한 번 깨지기 시작하면 뒤따르는 연구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기 마련입니다.

  • 산업용 고전류(500mA/cm²) 조건에서 800시간 연속 운전 성공 — 세계 최초
  • 루테늄 사용량 1% 수준으로 절감, 과전압 25% 저감
  • 수소 생성 효율 약 1.3배 향상
  • 25cm² 대면적 전극 합성 성공 → 스택화(실제 장치 적용) 가능성 확보

요약 : 탄소섬유 기반 해수 수전해 전극은 부식·촉매 분산·재현성이라는 세 가지 난제를 동시에 돌파했고, 이것이 이번 성과가 단순한 실험실 기록이 아닌 이유입니다.

 

합성메탄과 투자전략,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제가 내린 판단

바닷물에서 수소를 만들었다면, 그다음은 무엇일까요. 여기서 이 기술이 단순한 수소 이야기가 아니라 도시가스 이야기로 연결됩니다. 바닷물에서 뽑은 수소에 이산화탄소(CO₂)를 결합하면 메탄(CH₄)이 만들어집니다. 이 반응을 사바티에 반응(Sabatier Reaction)이라고 하는데, 수소와 이산화탄소가 촉매 존재 하에 반응해 메탄과 물을 생성하는 공정입니다. 이렇게 만든 메탄을 합성메탄(e-Methane) 또는 합성천연가스(SNG)라 부르며, 화석연료에서 캐낸 천연가스와 화학적으로 동일합니다.

여기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본 부분이 있습니다. 기존 도시가스 배관망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국에 이미 깔린 배관에 합성메탄을 흘려보내면 됩니다. 새 인프라를 수십조 원 들여 깔 필요가 없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보일러와 가스레인지를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이 구조적 장점 때문에 일본 가스 협회는 2050년까지 도시가스의 90%를 합성메탄으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고, 유럽도 러시아산 가스 의존 탈피 수단으로 합성메탄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습니다(출처: IEA Global Hydrogen Review 2024).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경제성이 따라오지 않으면 시장은 움직이지 않습니다. 현재 그린수소 생산 비용은 kg당 3~8달러 수준인데, 그레이수소(Gray Hydrogen)는 천연가스를 고온으로 분해해 만드는 수소로 이 과정에서 CO₂가 다량 발생합니다. kg당 1~2달러입니다. 세 배에서 네 배 차이입니다. 합성메탄 가격이 내려가려면 그린수소 생산 비용이 먼저 내려가야 하고, 그러려면 재생에너지 전기 가격과 전해조 가격이 동반 하락해야 합니다.

CO₂ 확보도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합성메탄을 만들려면 CO₂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기 중 CO₂를 직접 빨아들이는 공기포집기술(DAC)은 현재 비용이 매우 높아 상업적 활용이 제한적입니다. 제 판단으로는 DAC 비용이 충분히 낮아지기 전까지는 산업 공정 배출 CO₂를 포집해 쓰는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방식이 현실적인 CO₂ 공급원이 될 것입니다.

투자 관점에서 저는 "해수 전기분해"라는 단어 하나에 기업가치를 높게 부여하는 접근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유망한 것은 분명하지만, 800시간에서 상용화까지는 1,000시간 이상 장기 운전 평가, 대면적 셀의 모듈화·스택화, 실해역 실증이라는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오히려 이 흐름에서 장기적으로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곳은 산업 가치사슬 전체를 보는 시각에서 나옵니다. 제 경험상 기술 테마 투자에서 단기 흥분보다 가치사슬 분석이 훨씬 오래 살아남습니다.

한국은 3면이 바다이고 K조선, 해수담수화 플랜트, LNG 인프라라는 기존 자산이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0개 이상의 담수화 플랜트를 지었고, 하루 640만 톤의 담수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신뢰관계 위에 해수 수전해 설비가 얹히는 시나리오는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중동은 값싼 태양광 전기를 가졌고, 한국은 전극 기술을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두 강점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장기 수혜 가능성이 있는 산업 가치사슬

  • 전해조(수전해 장치) 제조기업: 수소 생산의 핵심 장비로, 시장 성장의 직접 수혜를 받습니다.
  • CCUS 기업: 합성메탄 생산에 필수적인 CO₂ 공급망을 담당합니다.
  • 수소 저장·운송 기업: 액화수소·암모니아·LOHC(액상유기수소운반체)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입니다.
  • LNG·도시가스 인프라 기업: 기존 배관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전환 비용 없이 합성메탄 시대의 수혜가 가능합니다.
  • 해수담수화·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업: 중동 등 해외 시장에서 수소 생산 설비와 결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약 : 합성메탄은 기존 도시가스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구조적 장점이 크지만, 생산 단가·CO₂ 확보·실증 단계라는 현실적 벽이 남아 있어 단기 테마보다 가치사슬 관점의 장기 접근이 맞습니다.

 

한국 기술의 세가지 강점과 상용화 가능성은?

해수 수전해가 기존 담수 수전해와 다른 이유는 바닷물 속 염소 이온입니다. 염소 이온은 전극을 부식시키고 촉매 성능을 떨어뜨립니다. 담수에서 잘 작동하는 장치가 바닷물에서는 빠르게 망가지기 때문에 별도의 전극 소재와 공정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담수 수전해보다 기술 난이도가 훨씬 높다고 알려져 있고, 저도 이 점이 이번 성과가 의미 있는 핵심 이유라고 봅니다.

 

그리고 몇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합성메탄은 기존 도시가스 배관에 그냥 넣어도 되는지? 화학적으로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CH₄)과 동일하기 때문에 기존 배관망에 그대로 공급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보일러나 가스레인지를 교체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실제 대규모 공급을 위해서는 품질 기준 충족과 혼입 비율 조정 등 제도적 검증 절차가 필요합니다.

 

800시간 운전 성공이 상용화를 의미하는지? 그렇지 않습니다. 800시간은 약 33일로, 산업용 설비가 경제성을 갖추려면 수개월에서 수년 단위의 안정적 운전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은 다음 단계로 1,000시간 이상 운전 평가와 대면적 셀 기반 스택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첫 관문을 넘은 것이지, 상용화까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그린수소가 그레이수소보다 왜 이렇게 비싼 이유는 그린수소 생산 비용의 대부분은 전기 요금입니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는 아직 화석연료 기반 전기보다 비싼 경우가 많고, 전해조 설비 비용도 높습니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 분해하는 방식으로 설비 효율이 이미 최적화돼 있어 단가가 낮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와 전해조 가격이 동시에 내려가야 격차가 줄어듭니다.

 

한국이 이 기술에서 유리한 세 가지 구조적 강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3면이 바다여서 해수 수전해 설비를 세울 입지가 풍부합니다. 둘째로 반도체·배터리·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쌓은 정밀 제조 역량이 전극·촉매 기술에 직결됩니다. 셋째로 중동 해수담수화 플랜트 건설 경험을 통한 신뢰 관계가 있어, 향후 중동 그린수소 시장 진입 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습니다.

 

제 결론은 이 기술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된다면 한국이 에너지를 사 오는 나라에서 에너지 기술을 파는 나라로 전환하는 흐름의 중요한 축이 될 것입니다. 매년 100조 원 넘는 에너지 수입액, 그 구조를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는 기술이 자국 연구기관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분명히 의미 있습니다. 저는 이 성과를 과장하고 싶지도, 과소평가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제 경험상 기술의 진짜 가치는 흥분이 가라앉은 뒤 검증 단계에서 드러납니다.

지금 당장 투자 테마로 접근하기보다, 전해조·CCUS·수소 저장 운송·LNG 인프라로 이어지는 산업 가치사슬을 꾸준히 추적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2026년 이후 실증사업 결과가 나올 때가 이 기술의 진짜 무게를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입니다. 그 흐름을 놓치지 말고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tOekBDclB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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