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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동력 비행체 마이크로플라이어의 원리와 한국 연구, 자주 묻는 질문

by duya012 2026. 9. 7.

 

모터도 없고 배터리도 없는데 날 수 있다면, 그게 말이 될까요. 저도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제목이 과장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2021년 네이처 표지를 장식한 논문을 직접 찾아서 뜯어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모래알 한 알 크기의 비행 구조물이 실제로 존재하고, 그 맨 앞 저자 자리에 한국인 이름이 박혀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건 그 사람이 처음엔 그 연구실에서 거절당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럼 무동력 낙하비행체 마이크로플라이어의 원리와 한국 연구의 위치에 대하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와 관련하여 자주 묻는 질문들을 글 하단에 적어 놓았으니, 읽어 보시면 실제로 어디에 사용되는지와 초소형 드론과는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한 내용이 있으니, 무동력 비행체 마이크로플라이어에 대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 입니다. 

 

 

무동력 비행체 마이크로플라이어의 원리 

 

하늘을 나는 것들의 공통점이 뭔지 생각해 본 적 있습니다. 비행기는 엔진을 태우고, 헬리콥터는 날개를 맹렬히 돌리고, 새도 쉬지 않고 날갯짓을 합니다. 전부 중력과 싸우는 데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기계를 작게 만들수록 이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몸통이 손톱만 해도 배터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배터리를 줄이면 몇 분도 못 버팁니다. 모래알 크기라면 모터는커녕 전선 한 가닥 넣을 공간도 없습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연구팀은 이 막다른 골목에서 질문 자체를 뒤집었습니다. "어떻게 날아오를까"가 아니라 "애초에 날아오를 필요가 없으면 어떨까"라는 발상이었습니다. 올라가는 걸 포기하고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되, 세상에서 가장 천천히 내려오게 만들겠다는 거였습니다. 제가 이 대목을 읽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문제의 조건을 바꾸는 방식이라는 게 낯설게 느껴졌거든요.

연구팀이 찾아간 스승은 단풍나무 씨앗과 트리스텔라 테이아(Tristellateia)라는 식물의 씨앗이었습니다. 트리스텔라 테이아란 별 모양으로 뻗은 날개 구조를 가진 열대 식물로, 씨앗이 공기 저항을 최대한 활용해 천천히 낙하하도록 진화한 식물입니다. 이 씨앗 머리 위에는 도넛 모양의 공기 고리, 즉 고리형 와류(toroidal vortex)가 형성됩니다. 여기서 고리형 와류란 씨앗 주변 공기가 나선형으로 순환하며 마치 공기방석처럼 씨앗을 받쳐주는 유체역학적 현상을 말합니다. 사람이 거대한 낙하산을 펼쳐 겨우 얻어내는 효과를 솜털 몇 가닥으로 만들어내는 원리였습니다. 연구팀을 이끈 존 로저스 교수는 이를 두고 "적어도 식물 씨앗보다 더 천천히, 더 안정적으로 떨어지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좁은 의미에서" 자연을 따라잡았다고 표현했습니다(출처: Nature, 2021).

그다음 과제는 이걸 모래알 크기로 수백 개씩 찍어내는 방법이었습니다. 해답은 반도체 공정(semiconductor fabrication)에 있었습니다. 반도체 공정이란 평평한 기판 위에 얇은 막을 쌓고 빛으로 원하는 패턴을 새기는 방식으로, 한 번 돌릴 때마다 동일한 구조물 수백 개를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는 제조 기술입니다. 붕어빵 틀에 반죽을 부어 한꺼번에 찍어내는 원리와 같습니다. 문제는 이 방식으로 나온 결과물이 완전히 납작한 종이 조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공중에 던지자 돌멩이처럼 곤두박질쳤습니다. 씨앗이 공중을 맴도는 건 날개들이 제각각 다른 각도로 입체적으로 비틀려 있기 때문인데, 납작한 구조물엔 그 비틀림이 아예 없었던 겁니다.

연구팀의 해법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고무판을 사방으로 팽팽하게 잡아당긴 뒤 납작한 조각의 특정 지점만 붙이고 손을 놓으면, 고무가 수축하는 순간 미리 설계된 부위가 스스로 벌떡 일어서며 3차원 날개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 기법은 탄성 좌굴(elastic buckling)을 이용한 것으로, 탄성 좌굴이란 압축력이나 이완력에 의해 구조물이 의도한 방향으로 형태를 바꾸는 현상입니다. 연구팀이 논문에서 직접 입체 팝업 북에 비유한 방식입니다. 3차원 날개를 갖춘 마이크로플라이어(microflier)는 그제야 공중에서 단풍나무 씨앗처럼 빙글빙글 돌며 우아하게 내려앉았습니다.

  • 마이크로플라이어는 날아오르는 물건이 아니라 가장 천천히 내려오는 물건입니다
  • 트리스텔라 테이아 씨앗의 고리형 와류 구조를 모델로 설계되었습니다
  • 반도체 공정으로 대량 제작 후 탄성 좌굴로 3D 날개를 완성합니다
  • 모터·배터리를 제거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모래알 크기까지 줄어들 수 있었습니다
 

요약 : 마이크로플라이어는 씨앗의 공기역학을 반도체 공정과 결합해 만든 무동력 낙하 비행체로, 덜어냄의 철학이 만들어낸 역설적 혁신입니다.

 

한국 연구의 위치 — 거절당한 사람이 맨 앞자리에 올랐습니다

이 논문을 처음 찾아봤을 때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한 게 저자 명단이었습니다. 네 명의 공동 제1저자 중 첫 번째 이름이 김봉훈이었고, 그 옆 소속란에는 미국 대학이 아닌 숭실대학교가 적혀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논문 저자 순서는 그냥 알파벳순이나 관행으로 정해지는 게 아닙니다. 기여도와 역할이 담긴 숫자입니다.

김봉훈 교수의 이력을 추적해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보입니다. 고려대 재료금속공학으로 시작해 카이스트에서 신소재공학 박사를 받은 뒤, 세계적인 유연전자소자(flexible electronics) 연구자인 존 로저스 교수 연구실에 교환학생을 지원했습니다. 유연전자소자란 딱딱한 실리콘 기판 대신 피부처럼 얇고 구부러지는 소재 위에 회로를 구현하는 기술로, 웨어러블 의료기기 분야의 핵심 기술입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거절이었습니다. 신소재가 자기들과 접점이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여기서 그가 한 일이 제 기억에 가장 강하게 남습니다. 포기 대신 답장 한 통을 더 썼습니다. 융합과 혁신을 외치는 나라에서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려는 사람을 왜 거부하느냐는 취지의 편지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뒤 오라는 답이 왔습니다. 저도 비슷한 상황에서 한 번 더 메일을 보낸 적이 있는데, 그 용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압니다.

이후 그는 일리노이대 3년, 노스웨스턴대 3년, 총 6년의 박사 후 연구원(포닥, postdoctoral researcher) 기간을 보냈습니다. 포닥이란 박사 학위 취득 후 정식 교수 임용 전에 특정 연구실에서 계약직 연구자로 일하는 기간을 뜻하며, 보통 2~3년이 일반적입니다. 6년이라는 시간은 길게 보일 수 있지만, 제가 보기엔 그 긴 시간이 오히려 이 연구를 가능하게 만든 조건이었습니다. 신소재를 알았고, 유연전자소자를 익혔고, 마이크로 기계 구조를 이해했습니다. 마이크로플라이어에는 씨앗 형태를 구현할 재료 지식, 센서를 심을 전자회로 설계, 그리고 납작한 판을 입체로 세우는 기계적 사고가 동시에 필요했습니다. 그의 경력이 흩어져 있었던 게 아니라 한 방향을 향해 수렴하고 있었던 겁니다.

2019년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숭실대 교수로 부임합니다. 네이처 논문이 발표된 건 그로부터 2년 뒤인 2021년 9월이었습니다. 귀국이 먼저였고 논문이 나중이었습니다. 이 순서가 중요합니다. 한국 연구실 책상에서 14시간 시차를 넘어 마무리한 연구였고, 그래서 논문 첫 장에 한국 대학 이름이 올라간 겁니다. 2022년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기계·소재 분야 최우수 성과로 선정되고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이 이 분야에서 가질 수 있는 잠재력도 여기서 보입니다. 마이크로플라이어의 핵심이 반도체 공정, MEMS(미세전자기계시스템,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초소형 센서 집적 기술이라는 점에서 반도체·센서·MEMS 제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이 기술의 다음 단계에서 생각보다 유리한 자리에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실험실 수준의 기술이고 상용화까지는 전원, 통신, 환경 분해 소재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건국대의 KU-Beetle처럼 곤충형 플래핑윙 비행체를 연구하는 국내 팀들이 이미 국제 리뷰에 주요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요약 : 거절을 뒤집은 답장 한 통과 6년의 포닥이 만든 융합 역량이 네이처 논문 첫 번째 이름을 낳았고, 그 이름 옆에는 한국 대학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이크로플라이어는 실제로 어디에 사용할 수 있나요?

A. 현재 연구팀이 제시한 대표적인 용도는 미세먼지 측정, 유독 가스 감지, 산불 현장 대기 분석 같은 환경 모니터링입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재난 구역에 헬기로 수백 개를 뿌리면 바람이 알아서 넓은 지역으로 퍼뜨려 줍니다. 다만 크기를 키운 모델에서만 센서와 통신 기능을 탑재할 수 있고, 모래알 크기 최소 모델은 아직 센서 없이 비행 구조 자체를 입증한 단계입니다.

 

Q. 군사용이나 정찰 드론으로 쓸 수 있지 않나요?

A. 조종이 전혀 안 된다는 점이 결정적인 제약입니다. 엔진이 없으니 방향을 틀 수 없고,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만 떠밀려 갑니다. 특정 위치를 정확히 타깃으로 삼아야 하는 군사 정찰용으로는 현재 구조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넓은 지역을 무작위로 덮어야 하는 환경 센싱에 특화된 물건입니다.

 

Q. 수백 개를 뿌리면 환경 오염이 되지 않나요?

A. 연구팀도 이 문제를 처음부터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발표문에 회수가 어렵다는 점을 명시했고, 해법으로 물에 닿으면 스스로 녹아 사라지는 생분해 고분자 소재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임무가 끝나면 해롭지 않은 물질로 분해되도록 설계하는 방향입니다. 아직 완전히 해결된 기술은 아니지만, 문제를 인지한 상태에서 설계 단계부터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입니다.

 

Q. 중국이 공개한 초소형 드론과 어떻게 다른가요?

A.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중국이 2025년 6월 공개한 길이 2cm, 무게 0.3g의 초소형 드론은 날개를 1초에 수백 번 움직여 스스로 날아다니는 방식입니다. 힘을 쓰는 방향입니다. 마이크로플라이어는 반대로 힘도, 조종도, 동력도 모두 버린 대신 크기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대량 살포에 특화했습니다. 기술의 우열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전략입니다.

 

결론

이 물건이 모래알 크기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언가를 더 집어넣어서가 아닙니다. 모터를 버리고 배터리를 덜어내고 조종 욕심까지 내려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논문 맨 앞에 이름을 올린 연구자의 이야기도 구조가 똑같습니다. 한 분야만 파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고 손가락질받은 시간들이, 나중에 보니 이 하나의 연구에 정확히 맞아 들어가는 퍼즐이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에서 가장 오래 붙잡혀 있었던 장면은 논문이 세상에 나왔을 때 그 사람이 이미 한국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나가서 이름을 날리고 금의환향한 게 아니었습니다. 돌아와서 그 논문을 완성했습니다. 이 기술이 앞으로 환경 모니터링, 재난 대응, 나아가 초소형 센서 네트워크로 발전해 나갈 때, 그 흐름을 지켜보는 게 개인적으로 기대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원문 논문을 직접 찾아보시길 권합니다. 논문 자체가 생각보다 읽기 어렵지 않습니다.

 

참고 : https://www.youtube.com/watch?v=-JUgTJ89w3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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